<'마지막 강연' 美교수 희망을 타고 잠들다>

기사입력 2008-07-26 05:33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말기암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통해 미국인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에게 희망, 감동, 사랑을 선사해온 랜디 포쉬 미국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25일 숨을 거뒀다.

포쉬 교수는 버지니아 체사피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47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던 부인 제이와 어린 세자녀 딜런(6), 로건(3), 클로에(2)와의 고별이었다.

포쉬 교수는 6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지난해 9월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정으로 성취하는 일'이라는 주제로 `고별 강연'을 했다.

강연 주제가 어릴 적 꿈이었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강연으로 유명해진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마지막 강연'을 할 때 나를 병(甁) 속에 집어넣으려고 했다. 그래서 그 병이 언제가 해변에 닿아 우리 애들에게 전해지길 소망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시한부 삶이 마감되면 들려줄 수 없는 얘기들을 모아서 자식들에게 남겨둔다는 의미로 강연을 했다는 얘기다.

그는 자신의 강연 내용이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같은 이름의 책까지 나오게 되자 "다른 사람들이 책에서 영감을 얻는다면 그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책은 나의 세 자녀를 위한 것"이라며 뜨거운 `부정(父情)'을 드러냈다.

포쉬 교수의 강연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고별 강연에 비친 그의 모습이 말기암 투병중인 `환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밝고 명랑하고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강연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강연'이라는 이름의 동영상으로 유튜브에 올려진 후 입소문을 타면서 전 세계적으로 3백2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같은 이름으로 올해 4월 출간된 책은 지금까지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있다.

그는 또한 포쉬 교수의 얘기가 계속 화제가 되자 미국 ABC 방송은 지난 4월 그의 투병과 가족 이야기, 그가 성취하지 못한 어릴 적 꿈 등 주제로 한 특집물을 황금시간대에 내보내기도 했다.

포쉬 교수는 강연에서 유년시절의 꿈 가운데 `무중력 상태 경험하기', `백과사전에 글싣기', `월트 디즈니에서 일해보기' 등은 모두 성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가지 못해본 것이 있는데 그것은 미국프로풋볼(NFL)에서 뛰어보는 것이었다고 진한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ABC방송의 특집에 출연하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계 풋볼스타인 하인스 워드와 캐치볼을 하면서 잠시 NFL 구장에서 뛰어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정말 어린아이처럼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나는 비록 암에 걸렸지만 그것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화를 낸다고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며 긍정적인 태도로 병마와 싸워나가겠다는 의연함을 보였다.

그는 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세 단어가 있는데 그건 `to be honest(정직하라)'라며 거기에다 세 단어를 추가한다면 `all the time(언제나)'"이라고 말했다.

포쉬 교수의 어록은 이것 말고도 많다. "경험이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얻어지는 것이다", "완전히 악마인 사람은 없다. 모든 사람에게서 그의 가장 좋은 점을 발견하라. 참고 기다리면 그는 당신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줄 것이다", "벽이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벽은 우리가 과연 무언가를 얼마나 진정으로 원하는지를 가르쳐준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지 않는 사람은 그 앞에 멈춰서라는 뜻으로 벽은 있는 것이다", "여러분이 생각했던 것 만큼 내가 침울하지 않게 보인다면 실망시켜 미안하다"는 등 음미하면 할수록 마음에 와 닿는 얘기들이 많다.

포쉬 교수의 부인 제이는 남편이 숨을 거둔 후 "그동안 사랑과 기도, 지원을 아끼지 않은 수 백만명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 제 남편은 세상의 부모들이 자식과의 관계 등 가장 소중한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의 타계 소식을 전한 뉴스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댓글이 달렸다.

"그 강연은 멋진 연설이었어요. 당신 가족을 위해 늘 기도할게요" "포쉬 교수처럼 비전을 가진 인물은 드물며, 더구나 그런 비전을 기꺼이 남들에게 나눠주는 인물은 더욱 드물다", "정치인들이 그의 10분의 1만이라도 됐다면", "당신을 만난 적은 없지만 당신이 전해준 영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애도의 글이 넘쳤다.

가장 많은 댓글은 "편히 잠드세요(rest in peace)"였다.

ks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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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림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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