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 2008.06.19.14:56]


꿈을 꿔라 그러면 그 꿈은 이루어진다






설령 뜻한바 못이루더라도
삶에 열정ㆍ희망으로 가득차
꿈꾸기 자체만으로도
하루하루 활력 넘쳐 유익

카네기멜론대 공과대교수
시한부 선고 받고 강의 감동

은퇴를 앞둔 교수의 마지막 강의는 일종의 세리머니다. 교수 자신이나 학생들에게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찾는 의식이다. 특히 명망있는 인물이라면 사회적 관심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2006년 9월, 40대의 종신교수직을 받은 잘 나가는 카네기멜론대 공과대 교수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는 그 이상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췌장암으로 몇달 살지 못할 것이라는 사망선고를 앞두고 마지막 강단에 선 것이다.

5살 이하의 자녀 셋을 둔 아빠인 그에게 남은 짧은 시간에 해야 할 일은 사실 강의따위와는 달라야 할 터이지만 그는 해야 하는 필연성을 갖고 강단에 선다.

청교도적인 부모님의 얘기로부터 호기심많던 어린시절, 좌충우돌 고집 센 학문의 길의 궤적을 스크린에 투사하며 그는 삶을 거꾸로 밟아간다. 숱한 마지막 강의에도 불구하고 그의 강의가 주목을 받은 것은 죽음을 앞둔 남자의 참담함과는 영 동떨어진 삶의 열정, 뜨거움, 꿈, 희망으로 가득찼기 때문이다.

그가 한시간 동안 펼쳐놓은 얘기의 주제는 ‘어린시절의 꿈을 진짜로 이루기’였다.

그가 강의 때 슬라이드에 쓴 어릴 적 꿈의 목록을 보면 일견 황당해 보인다. △무중력상태에 있어보기△NFL선수되기 △‘세계백과사전’에 내가 쓴 항목 등재하기 △커크선장 되기 △봉제동물인형 따기△디즈니의 이매지니어 되기 등이다.

그가 그 자리에서 꿈을 얘기한 것은 당연하다. 그는 꿈들을 다 이룬 것이다.

어린시절 꿈꾸기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랜디 포시는 자신을 통해 보여준 것이다.

그는 어린시절 식탁 분위기를 들려준다. “저녁식사 중 일어나 식탁에서 여섯발자국 떨어진 곳에 놓아둔 사전을 가져다 펼쳐보는 일이 허다했다. 우리 부모님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만약에 질문이 있다면 답을 찾아라.”

특히 자신의 방 사면의 벽을 모두 상상력의 그림으로 채울 수 있도록 허락한 부모님을 둔 자신은 분명 부모 제비뽑기에서 승리한 자라며 부모는 무조건 아이들의 상상력, 꿈의 지지자가 되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벽 그림들은 사실 그의 꿈의 일면을 보여준다. 2차 방정식에서 미지수가 가지는 가장 높은 제곱근은 2제곱이다는 사실을 경축할 만한 일이라며 그려 넣은 방정식그림, 희망이라고 적은 판도라의 상자, 잠수함, 백설공주의 거울 등이다.

그가 세계백과사전의 V섹션,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썼다는 사실, 안식년 기간동안 디즈니의 이매지니어로 활동한 얘기, 교수 시절 학생들과 나사의 무중력상태를 체험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만든 일 등은 꿈꾸기에서 행동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시킨다.

그의 꿈 얘기는 예술학도에서 길을 바꿔 컴퓨터 그래픽의 귀재가 된 버지니아대 시절 토미 버넷이란 제자 얘기로 옮겨간다. 토미의 꿈은 다름아닌 다음 ‘스타워즈’영화 작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당시 스타워즈는 더 이상 영화화되지 않는다고 알려진 터였다. 토미는 랜시의 버지니아 연구팀에 합류했고 좋은 팀 플레이어였지만 이후 연구팀이 카네기멜론으로 옮겼을 때 빠진다. 감독이자 제작자인 조지 루카스가 설립힌 ILM에 입사한 것이다. ‘스타워즈 2:클론의 습격’은 토미의 꿈의 실현이다.

그는 꿈은 설령 이룰 수 없더라도 꿈꾸기 자체만으로 삶에 유익하게 작용한다고 것을 자신의 풋볼 선수되기 꿈을 통해 들려준다.

꿈꾸기에 관한 그의 마지막 강의가 많은 이들을 울린 것은 다름아니다. 그가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다는 물리적 현실이 아

니라 우리에게 꿈은 있는가라는 물음을 아프게 제기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강의/랜디 포시 지음/심은우 옮김/살림

이윤미기자(meelee@heraldm.com)

Posted by 살림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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